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란? AI 시대, 질문보다 중요한 이유 (A to Z 가이드)

AI 시대, 프롬프트를 넘어 시스템을 설계하라: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A to Z
“나는 ‘프롬프트 엔지니어링’보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이라는 표현을 정말 좋아한다. 이 용어가 핵심 기술을 더 잘 설명하기 때문이다: LLM이 그럴듯하게 작업을 해결할 수 있도록 모든 맥락을 제공하는 예술.” — 토비 루트케 (Tobi Lütke), 쇼피파이 CEO

최근 AI 분야에서 ‘컨텍스트 엔지니어링(Context Engineering)’이라는 용어가 빠르게 확산하며, 기존의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을 넘어서는 새로운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습니다. 프롬프트 엔지니어링이 많은 사람들에게 ‘챗봇에 무언가를 입력하는 행위’ 정도로 인식되는 한계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이러한 한계를 넘어, AI가 산업 수준의 복잡한 작업을 신뢰성 있게 수행하도록 만드는 핵심 설계 원리로 자리 잡고 있습니다.
OpenAI 공동 창립자 안드레이 카르파시(Andrej Karpathy)는 이를 “산업 수준의 AI 앱에서, 다음 단계를 위한 최적의 성능을 내도록 컨텍스트 창(context window)을 딱 맞는 정보로 채우는 섬세한 예술이자 과학”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 글 하나로, AI 활용 능력을 10배 이상 끌어올릴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의 모든 것을 완벽하게 이해시켜 드리겠습니다.
1. 무엇이 ‘마법 같은’ AI 에이전트를 만드는가?
AI 에이전트의 성공과 실패를 가르는 것은 모델의 성능이 아니라, 제공되는 컨텍스트의 품질입니다.
단순한 ‘데모용’ 에이전트와 실제 문제를 해결하는 ‘마법 같은’ 에이전트의 차이를 통해 이를 명확히 이해할 수 있습니다.
저품질 (데모) 에이전트 | 고품질 (마법 같은) 에이전트 |
상황: “내일 시간 괜찮으세요?”라는 이메일 수신 | 상황: “내일 시간 괜찮으세요?”라는 이메일 수신 |
컨텍스트: 사용자의 요청(이메일 내용) 하나만 고려 | 컨텍스트: 캘린더, 과거 대화 이력, 상대방 정보, 회의실 예약 도구 등 모든 가용 맥락을 종합적으로 고려 |
응답: “네, 가능합니다. 몇 시가 좋으신가요?” (기계적이고 추가 작업 유발) | 응답: “김상무님, 내일은 오후 3시에 내부 회의가 있어 어렵습니다. 대신 제가 목요일 오전 10시로 비어있는 것을 확인하고, 회의실 예약과 함께 캘린더 초대장을 보내드렸습니다.” (상황을 해결하는 능동적 답변) |
이처럼 AI의 성능은 알고리즘이 아닌, 작업에 맞는 올바른 컨텍스트를 제공하는 설계 능력에 달려있습니다. 대부분의 AI 에이전트 실패는 모델이 아니라 컨텍스트 설계의 실패입니다.
2. 왜 지금 ‘컨텍스트’가 중요해졌을까?
세 가지 결정적인 기술적 변화 때문입니다.
1. AI의 기억력(Context Window) 폭발적 증가
AI가 한 번에 받아들일 수 있는 정보량이 비약적으로 늘어나면서, 더 복잡하고 풍부한 ‘업무 환경’ 설계가 가능해졌습니다.
- GPT-4 (2023년): 최대 32,000 토큰
- Gemini 1.5 Pro (2024년): 최대 1,000,000 토큰
- Gemini 2.5 Pro (2025년): 기본 1,000,000 토큰에 더욱 향상된 추론 및 멀티모달 능력 탑재
2. AI의 ‘손발(도구)’ 연동
최신 AI는 스스로 인터넷을 검색하고, 계산기를 쓰고, 캘린더에 일정을 등록하는 등 외부 도구(API)와 연동할 수 있습니다. 이 도구들을 잘 쓰게 하려면 정확한 사용 설명서(컨텍스트)가 필수입니다.
3. 우리가 시키는 일의 복잡도 증가
과거 “날씨 알려줘” 같은 단답형 질문에서, 이제는 “지난 3개월간의 회사 매출 데이터를 분석하고, 다음 분기 마케팅 전략 초안을 도출해줘” 같은 복잡한 ‘프로젝트’를 맡깁니다. 이런 임무는 체계적인 ‘상황 설계’ 없이는 불가능합니다.
3.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vs.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둘의 차이점을 명확히 해야 합니다.
구분 | 프롬프트 엔지니어링 |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
목적 | 좋은 질문을 던지는 기술 | AI가 잘 일할 환경을 만드는 설계 기술 |
범위 | 하나의 질문 입력 (Input Text) | 전체 환경 설계 (역할 + 자료 + 도구 + 메모리 등) |
방식 | 간단한 지시어, 템플릿 | 구조화된 정보 아키텍처, 워크플로우 설계 |
예시 | “이 내용을 표로 정리해줘” | “당신은 데이터 분석가입니다. 첨부된 엑셀 파일을 보고, 작년 동기 대비 성장률을 계산한 후, 시각화 자료와 함께 보고서 초안을 작성해주세요.” |
요약: 프롬프트는 컨텍스트의 ‘일부분’일 뿐이며,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AI의 성능을 극한으로 끌어올리는 전체 시스템 설계 기술입니다.
4. 컨텍스트 ‘작업 기억(Working Memory)’의 8가지 핵심 부품
AI를 위한 완벽한 ‘업무 환경’, 즉 작업 기억은 아래 8가지 요소로 동적으로 구성됩니다. AI 여행 플래너와 함께 주말 여행을 계획하는 상황을 예로 들어 각 구성요소를 쉽게 살펴봅시다.
- 시스템 프롬프트 (Instructions): AI의 역할, 페르소나, 행동 규칙, 사고방식을 정의하는 기본 설계도입니다.예시: AI에게 “너는 최고의 여행 플래너야. 항상 즐겁고 친절한 말투를 사용하고, 예산에 맞는 실속 있는 여행지를 추천해줘.” 라고 역할을 미리 부여하는 것.
- 작업 지시 (User Prompt): 사용자가 당면한 즉각적인 질문이나 과업입니다.예시: 사용자가 “이번 주말에 부산으로 1박 2일 여행 계획 좀 짜줘!” 라고 말하는 것.
- 단기 기억 (State/History): 현재 대화의 흐름과 바로 직전의 맥락 정보입니다.예시: 사용자가 “해산물 맛집으로 추천해줘” 라고 했을 때, AI가 지금 ‘부산’ 여행 계획에 대한 요청임을 기억하고 부산의 해산물 맛집을 찾아주는 것.
- 장기 기억 (Long-Term Memory): 여러 세션에 걸친 과거의 대화, 사용자의 선호도, 이전 프로젝트 요약 등 AI가 장기적으로 기억해야 할 정보의 모음입니다.예시: AI가 “지난번에 강릉 여행 때, 조용한 카페를 좋아하셨죠? 이번 부산 여행에도 광안리가 보이는 멋진 카페를 일정에 넣어드릴게요.” 라며 사용자의 과거 취향을 기억하여 제안하는 것.
- 외부 정보 (RAG – 검색 증강): 외부 문서, 데이터베이스, API, 웹 검색 등을 통해 실시간으로 가져온 최신 정보나 전문 지식입니다.예시: AI가 “실시간으로 확인해보니, 이번 주말 부산 날씨는 맑고, 해운대에서 주말 마켓이 열린다고 해요.” 라며 최신 날씨와 행사 정보를 검색해서 알려주는 것.
- 가용 도구 (Available Tools): AI가 호출할 수 있는 함수나 내장 기능의 목록과 사용 설명서입니다.예시: AI가 “두 분이 묵으실 만한 15만 원 이하의 호텔을 검색해서, 예약 가능한 링크를 바로 보내드릴게요.” 라며 호텔 예약 사이트 API(도구)를 사용하는 것.
- 출력 형식 지정 (Structured Output): AI가 응답을 따라야 할 형식(예: JSON, Markdown 표)을 명확하게 정의합니다.예시: 사용자가 “여행 계획을 시간대별로 표로 정리해줘” 라고 요청했을 때, AI가 깔끔한 표 형식으로 최종 일정을 정리해서 보여주는 것.
- 정보 압축 (Compacting): 너무 많은 정보가 입력될 때, 비용과 성능을 위해 덜 중요한 정보를 요약하거나 압축하는 기술입니다.예시: 대화가 길어졌을 때, AI가 내부적으로 “현재까지의 계획: 부산 1박 2일, 2명, 예산 30만원, 해산물과 카페 선호” 와 같이 핵심만 요약해서 다음 단계를 진행하는 것.
5. 컨텍스트 설계 실패를 부르는 4가지 오류
컨텍스트를 잘못 설계하면 AI는 오히려 더 엉뚱한 길로 빠집니다.
- 문맥 오염 (Context Poisoning): 초기에 잘못된 정보나 지시를 주면, 대화 내내 그 오류가 계속 영향을 미치는 현상.
- 문맥 산만 (Context Distraction): 너무 많은 정보를 한꺼번에 주면, AI가 무엇에 집중해야 할지 몰라 핵심을 놓치는 현상.
- 문맥 혼동 (Context Confusion): 비슷하지만 미묘하게 다른 정보가 여러 개 있으면, AI가 어떤 것을 선택해야 할지 헷갈리는 현상.
- 문맥 충돌 (Context Clash): “A를 해”라고 했다가 “A를 하지 마”라는 등 서로 모순되는 지시가 있으면 AI가 갈팡질팡하는 현상.
6. 언제 프롬프트만으로 충분하고, 언제 컨텍스트가 필요한가?
상황 / 작업 | 프롬프트만으로 충분한 경우 | 컨텍스트 설계가 필수인 경우 |
간단한 질문/정보 요약 | 가능 | (단, 여러 문서를 복합적으로 분석하고 비교해야 한다면 필수) |
정교한 역할 부여 | (일부 가능) | “10년차 변호사로서, 이 계약서의 잠재적 위험 3가지를 분석해줘” 와 같이 전문성 요구 시 |
이전 대화 내용 반영 | 불가능 | 장기 프로젝트나 상담처럼, 대화의 연속성이 중요할 때 (메모리 설계 필요) |
외부 도구(API) 연동 | 불가능 | 실시간 데이터 조회, 계산, 이메일 발송 등 자동화 작업 시 |
복잡한 업무 흐름(Workflow) | 불가능 | (데이터 분석 → 보고서 작성 → 이메일 발송)처럼 여러 단계를 거치는 업무 자동화 시 |
7. 실천 팁: 오늘부터 이렇게 하세요!
- 초급자용:
나(역할)는 [OO]이고, [OO]을 원해. [OO]처럼 만들어줘.
와 같이 나, 목적, 예시, 출력형식을 한 문장에 담아보세요. - 중급자용: 자료를 직접 첨부하고, 복잡한 일은 단계를 나누어 지시하며, 원하는 출력 형식을 명확히 제시하세요.
- 고급자용: 외부 도구를 연결하고, 이전 대화 히스토리를 활용하도록 지시하며, 반복 업무는 **자동화 흐름(Workflow)**으로 설계하세요.
결론: 이제는 ‘좋은 질문’이 아니라 ‘좋은 환경 설계’가 답이다.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은 단순히 AI를 잘 쓰는 요령이 아닙니다. AI 시대에 필요한 새로운 ‘리터러시(문해력)’이자, 개인과 조직의 생산성을 결정짓는 핵심 역량입니다.
오늘부터 여러분이 ChatGPT에게 건네는 질문을, 단순한 ‘질문’에서 AI를 위한 ‘최적의 업무 환경 설계’로 바꾸어보세요.
그 순간, 여러분은 단순한 AI 사용자에서 AI의 잠재력을 지휘하는 ‘설계자’로 거듭나게 될 것입니다.
참고 자료 (References)
이 분야를 더 깊이 공부하고 싶다면 아래 자료들을 추천합니다.
- Tobi Lütke & Andrej Karpathy의 논의: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용어의 부상을 이끈 두 리더의 소셜 미디어 토론입니다. (Simon Willison의 블로그 글에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 Context Engineering for Agents: LangChain에서 제시하는 AI 에이전트 관점의 컨텍스트 엔지니어링 기술 블로그입니다. (LangChain 기술 블로그)
- Hacker News 토론: 국내외 개발자들이 ‘컨텍스트 엔지니어링’에 대해 나눈 깊이 있는 토론입니다. (GeekNews 링크)